고향사랑기부제 매거진
[답례품 뒤의 사람들] 전남광주 남구 | 아리앤키친, 딸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만드는 디저트
- 2026.09.28
- By 콘텐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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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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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딸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맛있는데 건강까지 챙긴 디저트

죽기 전 딱 한 가지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음식으로 나름의 철학을 구축한 개그맨 김준현은 돼지갈비를 구워 먹고 싶다던가. 숯불 연기 자욱한 가운데 돼지갈비를 양손으로 뜯어먹는 모습이라. 맛은 있겠다만, 어쩐지 근사하지 않다. ‘죽기 전’이라는 전제를 붙여야 한다면 역시 맛보다는 멋이다. 우아해야 한다. 그래서 그동안은 진한 아이스아메리카노 곁들인 티라미수 한 조각을 마지막으로 먹겠노라 다짐해 왔다.

이번에 생각이 바뀌었다. 바스크치즈케이크. 그냥 바스크치즈케이크 아니고, 아리앤키친에서 만든 바스크치즈케이크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의 주관적인 맛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눈이 확 떠질 정도로 맛있었다. 살아오며 먹어본 수많은 케이크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신선한 크림치즈의 풍미, 부드러우면서도 꾸덕꾸덕한 질감, 지나치게 달지 않은 여운까지. 그야말로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버렸다.
설탕, 밀가루 없이 품질 좋은 재료로 만든 프리미엄 케이크
광주 남구 아리앤키친 작업실은 흔히 떠올리는 지역 답례품 제조 현장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흰 작업대와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조리기구, 오븐이 가지런했다. 맞은편에는 케이크 용기와 스티로폼 상자, 아이스팩 등 포장재가 쌓였다. 검은 앞치마를 두르고 장갑을 낀 이윤경 대표가 커다란 믹서 앞에 섰다. 아리앤키친의 대표 디저트, 바스크치즈케이크에 들어가는 재료를 하나씩 설명했다.
품질 좋은 크림치즈와 생크림,
동물복지 무항생제 유정란,
혈당 관리에 좋은 알룰로스까지,
딱 네 가지 재료만으로 케이크를 만들어요.”
음식 맛을 결정하는 건 결국 재료다. 같은 레시피라도 어떤 크림치즈와 생크림을 쓰느냐에 따라 맛이 확연히 다르다. 그런 까닭에 원재료 가격이 오를 때마다 고민은 생기지만, 그렇다고 재료 등급을 낮추진 않는다. 그렇게 하나씩 타협하기 시작하면 결국 아리앤키친만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는 생각에서다. 기준은 간단하다. 실제로 먹었을 때 맛에 분명한 차이를 주는 재료인가? 그렇다면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그 재료를 쓴다.
재료 설명을 끝낸 이윤경 대표가 크림치즈부터 믹서에 넣는다. 부드럽게 만드는 작업이다. 이어 알룰로스와 달걀, 크림을 섞고 반죽을 체에 한 번 내려 입자를 곱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틀에 붓고 기포를 뺀 뒤 오븐에 넣는다. 과정만 보면 ‘이거 나도 하겠는데?’ 싶다. 실제로 그런 말을 많이 듣는단다.
질감이나 굽기, 촉촉함까지 다 달라지거든요.
밀가루와 전분도 마찬가지예요.
그런 것 없이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려면
재료 자체의 맛과 배합이 굉장히 중요해요.
원하는 식감과 맛을 찾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습니다.”
오븐에 들어간 뒤부터는 감각의 영역이다. 기본적인 온도와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오븐 종류마다, 그날의 날씨와 작업실 환경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이윤경 대표는 시간을 재면서도 수시로 오븐 안을 들여다본다. 색과 부풀어 오른 정도를 보고, 냄새를 맡는다. 어느샌가 작업실 안에 고구마 굽는 듯 구수하고 달큰한 냄새가 퍼졌다. 오븐 문을 열었다. 짙은 갈색으로 익은 겉면 아래로 노르스름한 속살을 드러낸 케이크가 열기를 머금은 채 나왔다. 결국 이 한 조각 안에 아리앤키친이 지키려는 기준이 모두 담겨 있다. 건강하다는 이유로 맛이 없어서는 안 되고, 맛있다는 이유로 재료를 쉽게 타협하지 않는 것.
꼭 그렇지는 않아요.
저희는 ‘건강한 디저트’를 만드는 게 목표는 아니에요.
먼저 맛있어야 해요.
다만 재료까지 들여다봤을 때 건강을 고민한 흔적이 담겨 있었으면 하는 거죠.
저희 케이크의 차별점을 딱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설탕과 밀가루, 전분을 넣지 않다는 사실 그 자체가 아니에요.
그것들을 빼고도 일반 프리미엄 치즈케이크와 경쟁할 만큼
맛있는 케이크라는 점이죠.”
제품 선택부터 포장 상자를 여는 순간까지 하나의 상품 경험
‘아리앤키친’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라라팩토리’는 2023년 시작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 식사지원 사업에 참여해 취약계층 어르신에게 돌봄 도시락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어르신들에게 종종 디저트도 선물해 왔다. 그 경험이 지금의 아리앤키친으로 이어졌다. 라라팩토리가 회사 전체를 담는 법인이라면 아리앤키친은 소비자에게 디저트와 베이커리를 선보이는 브랜드다. 서로 전혀 달라 보이는 두 사업을 잇는 기준은 같다.
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두 사업의 출발점이 같습니다.
‘내 가족에게 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자’는 생각이에요.
어르신에게 전달하는 한 끼도 그렇고,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치즈케이크도 그렇습니다.
결국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만들고,
받는 사람의 일상을 조금 더 좋게 만들자는 것이
라라팩토리와 아리앤키친을 연결하는 철학인 거죠.”

고향사랑기부제는 이 작은 디저트 브랜드를 전국 소비자 앞에 세웠다. 대표 특산품이 강한 농어촌과 달리 광주 남구는 답례품을 지역 특산물에만 가두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실제로 기부자가 받고 싶은 상품을 찾았다. 바스크치즈케이크와 에그타르트 같은 젊고 감각적인 디저트가 그 틈으로 들어왔다. 그 결과, 아리앤키친의 답례품 주문 건수는 2024년 289건에서 2025년 2,023건으로 크게 늘었다.
그런데 실제로 드셔본 분들이 다시 추천할 때는 결국 ‘맛있어서’라는 말이 나옵니다.
사진과 설명으로 시작한 선택이 후기와 입소문으로 이어지면서 주문이 늘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의 목표도 처음 선택했을 때보다
두 번째 선택했을 때 더 믿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거예요.”
주문이 늘면서 일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전국에서 동시에 주문이 들어오자, 재료 확보부터 생산, 냉동, 포장, 택배까지 새로 맞춰야 했다. 주간 주문이 300개를 넘긴 적도 있다. 지난해 12월엔 오븐 네 대를 돌렸다. 한 달간 거의 잠을 못 잤다. 더 바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포장 때문이었다. 아리앤키친은 케이크 만드는 과정만큼이나 포장에도 공을 들인다. 이윤경 대표가 완성된 케이크 하나를 꺼내 포장 과정을 차례로 보여줬다.
오븐에서 나온 케이크는 충분히 식힌 뒤 냉동한다. 이후 케이크를 종이 포장재로 감싸 원형 상자에 담는다. 상자는 리본으로 하나하나 예쁘게 묶는다. 그렇게 포장을 마친 케이크를 다시 스티로폼 상자에 넣는다. 그 위에 비닐로 꼼꼼히 감싼 아이스팩을 얹는다. 아이스팩이 녹아도 케이크 상자가 젖지 않도록 하는 거다.
저는 온라인으로 제품 사진을 보는 순간부터 택배를 받고,
상자를 열고, 먹는 그 순간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상품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리앤키친 디저트만큼은
‘고향사랑기부로 그냥 받은 제품’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산 프리미엄 선물이었으면 하는 거예요.
그런 마음으로 포장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아리앤키친은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디저트’라는 방향을 지키면서 광주·전남의 농산물과도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유자와 무화과, 블루베리, 딸기, 샤인머스캣 등을 활용한 계절 디저트와 선물세트도 구상한다.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은 디저트 브랜드를 선택해 주셨다는 것 자체가 큰 응원이었어요.
그래서 약속드리고 싶은 건 하나예요.
저에게 Z세대 딸이 있는데요.
딸아이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디저트,
딸아이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디저트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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